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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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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18-08-03 20:04 조회 1,69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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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시대에는 추사 김정희가 유배갔었던 제주도가 한때는
신혼여행지로 대세지였습니다.
그때 영업용택시를 대절하여 신혼여행을 했었습니다.
가이드겸 사진사된 운전기사들이 우리같은 신혼부부들을 맞이했고
신혼부부들은 같은 코스에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큰아이가 유치원시절 큰맘먹고 휴가로 가족여행을 했었습니다.
서울에서는 가뭄과 붙볕더위로 고생했다가 제주도에 내리니 이슬처럼 비가
내렸기에 시원해서 아주 좋았었습니다.
마침 제주도에 내려와 살던 친구가 자기 차를 내준 덕에 가보고 싶은 곳들을,
머물고 싶은 만큼 자유여행을 했었습니다.
신혼여행때 묵었던 그 숙소를 다시 찾으니 주인장이 알아보고 
아주 반가이 맞아주어 잘 묵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25년전쯤 데리고 다녔던 큰아이가 성년이 되어 결혼을 앞둔 시점에,
부모된 우리를 모시고 온 의미있는 여행입니다.
그러나 그사이 제주도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중국여행객들이 몰렸고 예멘난민들이 머무는 임시 체류지가 되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고장이 되었습니다.

시대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공항에서 부터 렌트카를 빌리고,
네비와 앱을 켜고는 낯선숙소나 식당을 척척 찾아다닐 수 있습니다.
펜션과 카페는 어떤가요? 돌과 바람만큼 흔했고 여행객은 해녀보다 더 많았습니다.
이제는 다른 삼다도가 된 것입니다.
또 세월이 흘러 한세대가 오면 제주도는 정녕 새얼굴로 단장하고 있을 것입니다.


바다가 전개된 전망좋은 숙소에서 짐풀고 보니,
다니시길 좋아하시는 92세의 어머니와
" 할아버지,, 외출하실까요?" 했을때 여간 좋아라 하셨다는 89세의 장인이 생각났습니다.
생애 끝자락에서 서성이는 이 분들이 오셨어야 했는데,
그만 기력이 딸려 올 수도 모실 수도 없었습니다.
부모나 자식의 손에 끌려다니는 여행은 참여행이 아니기에
내팔 젓고 다닐때 가급적 다녀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그 삶이 말처럼 만만치가 않습니다.
마침 피서철이라서 그런지 많은 여행자들이 왔습니다.
모르긴 해도 저들이 이 여행을 오기위해 한동안 절약하고 저축했을 것이며 
혹은 여행 후에 여행빚을 갚아 나갈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이곳에도 선교사님이 계셨습니다.
25년간의 필리핀선교를 정리하고 제주도 모교회의 초청을 받아 오신 선교사님인데,
어느덧 반년이 지났건만 교회위임이 되질 않아 엉거주춤 나그네가 됐고 표류객이 되었습니다.

내가 간다며 공항에서 전화했더니 
" 잘됐네요,,마침 할일도 없었는데 목사님꽁무니만 졸졸 따라 다녀야겠네요."
그러나 선교사님의 이런 말에 선뜻 대답을 못했습니다.
이미 가족수만큼 뭐든 예약된 상황이고 아들아이가 이끄는 여행이었기에,
선교사님도 모처럼 내려온 우리에게 식사나 차를 대접하지 못하는 형편인 듯하고
떠나오기 전날 저녁이라도 함께하려하여 오시라했더니 "차가 없어서요" 
이게 두 목사의 현실이고 이런 모양과 모습에 제주도에서도 답답했었습니다.

시145:14) 여호와께서는 모든 넘어지는 자들을 붙드시며 비굴한 자들을 일으키시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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