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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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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18-11-17 23:53 조회 1,69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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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장례를 치른지 하루가 지났다.

침묵했지만 어제 하루내내 내렸던 찬비와 떨어지는 낙옆과 자연의 순환이치를 생각하며

몇번인가 눈물을 흠쳤다.

온기있던 89세의 삶이 서서히 식어 어느 순간에 그쳤으니 파란만장의 흔적은 어디에 있을까?

아마 곳곳에 남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어른의 훌륭한 인품은 마음깊이 각인되었으니 비석만큼의 세월을 견디며

두고 두고 그리울것 같다.


성향대로 종말을 장식하는지 평소대로 큰딸에게 용돈을 주신다며 방금전까지 지갑을 만지작 거리셨고

또 정들게하려 하셨는지 매사에 "고맙다" "미안하다"를 주문처럼 암송하셨다.

근일의 식사자리에서는 큰사위 친구목사부부가 오니 일어나 예를 갖춰 맞이하기도 하셨으니,


지난 여름은 세기적 더위였다.

탈진하신듯 삼복을 온몸으로 받으셨고 찬기운이 돌자 정신과 유머가 되살아 나기도 하셨다.

그리고 그리고, 별세 전날 막내아들의 목욕을 받으시고,

당일에는 아내가 떠넣어 준 저녁진지마져 드시곤 조용히 떠나신 것이다.

다만 큰딸이 끓여논 닭개장은 미처 전하지 못해 지금껏 갈피를 모른채 냉장고에 있다.


기적기적하며 모두가 기적을 바라지만 기적은 다른데 있지 않았다.

숱한 날을 살도록 사고와 질병이 없으셨고 요양원이 아닌 사시던 댁에서 별세하셨으니

기적의 주인공이 되신 것이다.


오랫동안 예수믿으며 구원을 입에 달고 살아도 인품과 삶이 엉망인 것에 비해 믿음은 부족해

보여도 좋은 덕성을 보이셨기에 무엇이 진짜 신앙인지 몸소 보여 주시기도 하셨다.

주민들 이사 떠난 재개발지역에서 안 될줄 알았던 교회당건축이 되는 일을 보고 자진 교회를 찾으셨고 

제사도 금지 시키신 어른이셨다.  

생시에 꽃과 나무를 좋아하셨고 잘가꾸셨던 어른이시기에 유언대로 화장하여 수목장으로 모셨다.

이제 그 모습을 뵙지 못하고 "예 서방" 하신 부드러운 음성도 듣지 못하지만,

손 잡고 산책을 시켜드리지 못함과 자주 뵙지 못함과 오래 앉아서 대면하지 못함이 죄송하고

사위도 자식이건만 상중에 생방송이라며 빈소를 떠났고 안장에도 불참했으니 끝까지 불효막급한 것이다. 


아버님,,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를 맏사위로 맞이해 주셨기에 저도 보답하고자 했어도 늘 부족했답니다.

지금은 천국에 계신줄 믿으니 훗날 뵙겠습니다.

지금에서야 처음 말이지만 나 선 보신다며 두루마기 입고 오셨을 때 참 멋지셨습니다.

그날의 그 모습이 그립습니다.


출18:27) 모세가 그 장인을 보내니 그가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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