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제일교회
홈로그인
HOME · 설교&칼럼

개죽음 > 목사님칼럼

개죽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18-01-09 23:16 조회 2,001회 댓글 0건

본문

여러날 동안 물과 곡기가 끊겼던 늙은 개가 방금 숨을 멈추었네요.

개라지만 늙어 죽어가는 모습은 보기에도 딱했지요.

거반 17년을 동거했던 정은 슬픔을 주었어요.

가쁜숨을 몰아쉬다가 결국 멈춘 그때는 사람이 죽는 것과 진배없더군요.


이런 상황을 짐작했던 교우들은 어제 예배후 귀가하면서 개와 작별을 나누었고,

딸아이는 오늘의 외출도 삼가했네요.

개돌봄으로 근래에 아내와 딸이 고생 많이 했어요.

딸아이는 죽어가는 개를, 죽은 후에도 쓰담으며 눈물을 흘렸고

아내는 개의 이름을 나즈막히 불러주었네요.

난 딸아이의 등을 잠깐 토닥이었지만 훗날 내 죽음에 슬퍼할 가족의 모습을 거기서 보았어요.


산다는 일은 개마져 고생이었어요.

짐승이든 사람이든 태어날 때는 엄마가 고생하고 살때는 같이 고생하고

죽을 때는 당사자가 고생하지요.

그 괴로움을 또 목도했으니,,고생사가 실감나요.


며칠전 아내가 그랬지요.

"인생의 혼은 위로 올라 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

이 말씀이 전도서인가요? 욥기서인가요?

뒷처리도 애들은 깨끗하고 신뢰가 가는 전문업소에다 맡긴다니 벌써 이별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사람도 고독사를 하는 마당에 우리집 개는 호사했지요.

자기 수명 이상을 살고 집에서 사랑해준 사람곁에서 보살핌을 받다가 죽었으니,

성격이 무던했고 깨끗하고 건강한 개였는데 이제는 추억의 개가 되었어요.

마침 그시간 눈이 내렸어요.

바람도 많이 불고 군데군데 녹은 것이 마치 개잔등 같은 흔적을 보이는군요.


개죽음에는 눈물을 보이고, 아들아이도 직장에서 단숨에 달려왔던데,

십자가위에서 대신 죽으신 주님의 희생에는 울었을까요?

어쩌면 그 사랑을 알기에 개조차 생명끝까지 사랑했던 것은 아닐까요?


식어가는 개를 그만 상자에 넣고 베란다에 임시로 놓자 했더니 딸아이는 한마디 쏘아대더군요.

 " 아빠는 살아서 뭐라 하더니 죽어서도 뭐라 해요?"

그리곤 울면서 상자에 담아 베란다에 내놓고 한참을 들여다 보며 그렇게 울더군요.

같은 개지만 내게는 애완견이었어도 애들에게는 반련견이었지요.

함께컸으니,

늦은 밤에 개는 한 줌의 재가 되었어요.

애들이 오늘은 슬픈모드였으나 내일은 우울모드로, 그리곤 평상모드로 전환되겠지요.


전3:19) 인생에게 임하는 일이 짐승에게도 임하나니 이 둘이 임하는 일이 일반이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