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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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를 아시나요?
지금은 전세계에 20점만 남겨진 희귀물인데 희고도 둥근 이조시대의 생활자기였답니다.
옛날에는 이런 큰항아리는 두 큰 사발을 포개어 만든 만큼 그 흔적은 물론
균형도 잡히지 않고 어떤 문양과 세련미도 없는 그러나 어떤 각도로 보든 모양이 다른
신비가 있습니다.
여기에 영감을 받아 동서양에서 모방작품들이 계속 출품되고 있다니 알만 합니다.
이렇듯 달항아리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가장 한국적이고 가장 자연적인 미를 지녔기 때문이랍니다.
둥근 수용미와 완전하지 않은 투박함에 흰색의 소박함과 단순한 여백미가 더해져
미적 가치를 발휘한 듯 합니다.
안목없이 바라봐도 눈이 편하고 마음이 순해지는 이유가 현대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줍니다.
현대는 무엇을 강조하나요?
효과와 효율이다 보니 빠름과 직선과 확실함만이 두드러져 실패와 실수와 지체를 거부하는
강박심에 자폐는 물론 단절을 생산하고 있는 불행은 비극입니다.
실수와 실패와 지체를 수용하면 어떨까요?
어차피 불완전과 모순의 덩어리들인데,
달항아리가 주는 자연적이고 인위적이고 복잡하거나 화려하지 않는 여백과 단순함은
분주하고 빠듯한 기계적 생활에 붙잡힌 현대인에게 이상적 해방이 아닐까요?
문득 성도가 이 달항아리가 같다고 여겨졌습니다.
본래 깨지기 쉬운 흙항아리 같은 존재지만 주의 충만한 은혜로 희고도 순결하여 존귀한 자로 빚어졌고
원수까지 축복하며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함과 거룩한 단순함이 오직 있어야 하고,
그럼에도 단점과 불완전함은 오히려 저마다의 색과 모양으로서 주의 사랑을 받는 걸작품이 됐기 때문입니다.
시41:12) 주께서 나를 완전한 중에 붙드시고 영영히 주의 앞에 세우시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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