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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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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15-01-21 16:48 조회 3,80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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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크라라가 아니고요. 클라라에요"
"어? 그래, 클랄라"
"아니요. 클라라"
이름이 어려운 탓이 아니라 내가 쉰탓이었습니다.

또 있었습니다.
"스태러이드" 했더니
"아니에요. 스테로이드"
요즘 말을 또 배우는 듯 합니다.

분명히 단어를 알고 있습니다만 헛소리를 하곤했습니다.
그짓을 본인인 나만 몰랐나 봅니다.

지난 설교시간에는 "수직적관계"와 "수평적관계" 를
바꾸어 설교하고 있었기에 곧 수정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도 첨언하면서,
그런데 설교를 마치자 권사님은 웃으면서
"목사님이 초상집과 잔치집에 가는 일을
바꾸어 말씀하셨어요. 호호"

이런 증세가 점점 심해지는가 봅니다.
벌써부터 '이삭'과 '에서'를 바꾸고
머리로는 '아브라함' 인데 입술로는 '야곱'을 말했으니,
치매는 조용히 찾아온다는데,
행여 벌써 들어섰나 싶어졌습니다.

하긴 잔소리도 늘었다하고 노파심도 있는 듯하니,
돈 빼놓고 뭔들 없겠나요?
문득 요양병원의 노인들이 스쳐갔습니다.
해아래 새것이 없으니, 언젠가 나도 그런 곳에서
이빨 빠진채 소천될 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언제나 보무도 당당했던 나인데,
"어휴, 목사님은 1년만에 뵈어도 그대로 이시네요"
"주름도 없고 머리카락도 아직 검으신데요" 지난 주에도
들었던 말이지만 실상은 착각이고 다 립써비스였나 봅니다.

이런 일 후에 외국어 말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아버지가 왜 주차를 그렇게 더듬으세요" 말처럼
굼떠지기도 했습니다만 소화까지 않된다면 어떨지요?

전2:20) 이러므로 내가 해 아래서 수고한 모든 수고에 대하여
                    도리어 마음으로 실망케하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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