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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호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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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13-12-13 10:08 조회 3,98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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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호텔은 크지 않습니다.
당연히 방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만실입니다.
뒷편 긴 연회실은 행세 꽤나했던 명사들이 묵고
앞 좌우 방에는 언제나 활동이 잦은 현혁들이 묵고있습니다.

얼마 전 우측방 101호에 새손님이 입실했습니다.
방이 없어 기존의 손님과 불편한 동거를 시켰습니다.
새손님의 이름은 좀 깁니다. "도서대출증"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그래요. 까만 호텔은 제 반지갑이랍니다.
긴연회실은 지폐를 넣는 곳인데
앞연회실은 명함과 영수증이 있고 뒷연회실은 때마다 다릅니다.
외국의 간 경우 그 곳의 지폐가 들어있고
때론 손님없어 을시년스런 빈방으로 있기도 합니다.

그 아래 좌우 작은방은 운전면허증, 신용카드 등이 꽂혀있는데
처음 만든 도서대출증이 여기에 꽂혀 머무는 것입니다.
가끔의 외출을 꿈꾸며,

그동안 책은 사 보아야만 했습니다.
도서비가 제공되었고 책의 지식을 개인화시키는데 투자라고
여긴만큼 아까워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다 읽고 난 책은 돌리던지 서가에 꽂혔지요.

그러니깐 지난 4월, 온갖 책을 다 정리한 후 볼 책이 없어졌습니다.
책값도 만만치 않아 독서의 금단증세까지 왔습니다.
결국 목마른 사람이 우물파는 격으로 도서관을 찾았던 것입니다.
멀지않은 도서관, 그 앞으로 운동삼아 숱하게 지났건만
내 개인의 용무를 갖고 그 문을 들어서는데는 용기가 필요했나 봅니다. 

이 손님을 맞이하는데 다른 조건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고양시민'이면 Ok였던 것입니다.
한번에 5권씩, 2주간을 대출해준다니,
히히, 귀가 번쩍트였습니다. 
그것도 고양시의 모든 도서관 14곳을 이용할 수 있다니,

앞선 날, 매부는 고양의 600년 역사를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산 신도시공사를 마친 후 시청청사 공사비를
청사건축에 사용하지 않고 돌려 많은 도서관을 지었다고 했는데
그 현명한 조치에 삶의 질이, 나도 향상되는 것입니다.  

고팠던 독서이기에 신규 대출독서를 독파하고 그 다음날 또 찾아 골라왔습니다.
대출에는 제한이 없다니, 독서를 흠껏 이룰 수 있습니다.

부족한 식견에 한국역사, 혹은 중국 역사를 곁들이고
늘 사실과 진실만 추구하여 굳어진 감성과 언어에
풍성한 상상력과 어휘를 위해 시집도 고릅니다.
그리고 인문학도 어쩔수 없습니다.
고난 속의 신앙 수필도 절대적이기에 '옥중수기'도 챙깁니다.

101호 손님은 도서대출증입니다.
그러나 내 사진이 박혀있고 내 이름이 명시되어 있는 만큼
독서하는 또 나입니다.
손때 묻은 호텔처럼 아니 지갑처럼, 그 방에서 묵는 날 동안 손때가 묻어나길 소망합니다.
그 손때는 결코 더럽지않을테니,

시119:130~131) 주의 말씀을 열므로 우둔한 자에게 비추어 깨닫게 하나이다
                        내가 주의 계명을 사모하므로 입을 열고 헐떡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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