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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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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12-08-21 14:42 조회 4,70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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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나게 더웠던 여름이었습니다.
아내는 갱년기로 더 더위를 탔지요.

선배 목사교회의 배려로
모두의 피서가 끝난 시기에 방을 얻었습니다.
얼마 전 전체수리를 마친 강원도 양양의 수양관이지요.
인터넷으로 사전방문을 하니 동해안의 인접한 멋드러진 곳입니다.
이틀만 쉬고 수요일 전에 귀경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우리 가족이 갈거라하여 방도 2개 마련됐지만
딸아이가 일때문에 곤란하다하니
아들아이도 부모만 다녀오라며 비켜갔습니다.

이왕 준비된 방,함께 갈 벗 찾기도 쉽지않아 그냥 부부만 가기로 했습니다.
일정도 줄여 1박2일로써
주일 오후에 떠나면 월요일 오후에 되돌아 오는 짧은 여정입니다.

존경하는 장로님은
이런 나를 위해 자신의 에쿠스승용차에 기름까지 채워 보내주셨습니다.

누구말마따나,시루는 빌리고 쌀은 꿔다 떡 해먹는 격이 되었습니다.
살면서 이런 경우 얼마나 많습니까?
훌쩍 길떠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떠나기 전에
이런모양을 생각하니 마음이 내키지않았습니다.
명색이 휴가인데 어떠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행여 마음이 달라질까하여 방을 취소하지 않고 망설이다
결국 이제사 취소했습니다.
그럼에도 기분은 여전히 어제 오늘의 날씨처럼 회색지대입니다.

이 탓에 모처럼의 푸른 동해물과 인적드문 장사,
작은 포구의 잡어회 만찬도 더불어 접혔습니다.
굽이굽은 한계령과 오대산 월정사입구 맑은 정기의 전나무숲길도 기억으로만 스칩니다.

언제나 집이 편하디 편합니다.
창문 열어젖히니 벌써 달라진 미풍이 거실 가득 돕니다.
그러나 휴가나 여행은 쉼만이 아닌 기분전환도 담겨있는데
이번 휴가는 떠나기도 전에 오히려 기분만 잡쳤습니다.

만약 선교여행이라면 이러한 좋은 배려들을 감사함으로 여긴채,
다소 여유가 없어도 과감히 외면할 것은 외면하며 별별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벌써 도착했겠습니다만
그렇치않은 내 개인의 휴가에 민폐까지 치루어야 할 당위와,
그 후 집에 와서 쓴나물만 먹을 일과
여름내내 더위에 지쳤을 집안 노인들을 외면할 불효가 편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중년의 격은 여유가 있어야 제격인데 마치 결혼하기 전 그때로 되돌아간 듯하여,
싫어 망설임이 되다 포기가 된것입니다.
그 알량한 자격지심이 발동한 것이지요.

이런 날,마침 밤사이 강원도까지 큰비가 내린다니 다행입니다.
누가 "잘다녀 왔냐" 물어오면 합당한 이유가 될성 싶습니다.

올 해의 휴가는 이처럼 갈까말까로 혼자 고민하다 결국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저녁에는 동해반점에서 짜장면을 시켜야겠습니다.
그렇치 않으면 애궂은 동해타령이 내년 여름까지 계속될지도 모릅니다.

그나저나 이 동네에 동해반점은 어디 있나요.

시73:21~23) 내 마음이 산란하며 내 심장이 찔렸나이다
                      내가 이같이 우매 무지하니 주의 앞에 짐승이오나
                          내가 항상 주와 함께하니 주께서 내 오른손을 붙드셨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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