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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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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13-02-22 17:30 조회 4,89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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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충이가 자칭 밥하는 밥돌이가 되었습니다.
밥만이 아닌 상차림 설거지까지 해댑니다.
지난 설에는 장봐다 아내의 훈수를 받들어 잡채랑 갈비찜도 했습니다.
문제는 잡채의 고명인 시금치를 데치지않고 삶은 것에 있었지만
그럼에도 맛과 모양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습니다.

벌써 밥돌이 나이가 22일을 맞이했습니다.
며칠 후 수료할 것 같습니다.
심방 후 귀가하던 아내의 걸음이 계단을 헛딛어 왼손과 오른발이
골절상을 입었던 것이지요.
이 덕에 아내는 몸종을 부리는 불편한 마마가 되었고
아들과 나는 졸지에 수종이 된 것입니다.
아들은 청소기 미는 일과 자질구레한 심부름 담당이고
나는 주방담당입니다.

이 주방일이 낯설지 않아서인지 할만합니다.
요즘 60대의 남성들이 요리학원을 다닌다지요.
행여 앞서 상처하면 먹고사는 방편을 익히는 것이랍니다.
이해됩니다.
그동안 몇가지 해보니,했던 것은 할 듯 합니다.
이참에 아내를 도와 좀 배우리라 해봅니다.
앞으로 거들어야겠다는 진심도 우러납니다.

주방일을 해보니 왜 외식이 편한지, 왜 국에다 밥을 말아줬는지
왜 끼니가 되면 무얼 해 먹을까 했는지 알게되었습니다. 
이럴때 마다 " 외식은 비용 나간다." "밥따로 국따로 주오."
" 무엇을 먹을련지 염려하지 말랬는데.." 하며 훈수를 두었는데
알고보니 염장을 질렀던것 같습니다.

끼니마다 밥보다 국이나 반찬이 신경쓰이고
설거지도,돌아서면 설거지가 나옵니다.
또 무엇을 먹을까는 결코 믿음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방금 전 점심을 했건만 지금도 아들은 "아빠 오늘 저녁은 뭘 먹을거에요." 하며
곁에서 치근거리기 때문입니다.(에에,밥먹다 흥할 놈~)

그동안 밥돌이가 순전했습니다.
다만 며칠 전에 화가 한번 났었지요.
힘들어서가 아닌 차릴 것이 딱히 없어서 였습니다.
오늘 아침은 아내의 깁스붕대를 감아주며 농담을 했었습니다.
"1부 1체제였기 망정이지 다체제 같으면 힘들겠어"
그렇치 않겠나요? 밥상차리고 붕대감은 것도 정성이 필요하건만
이런 류의 부인이 여럿이 있다면 어떨까요? 더구나 그 비위를 맞추는 일이란,

어느 덧 지금처럼 타자를 치는데도 돋보기를 걸쳐야됩니다.
도마위의 칼질을 하는데도 마찬가지 이지요.
멋지진 않습니다. 상상해보세요.중년의 어리숙한 모습을..
한번은 마늘 통을 찾고찾다가 냉장고 과일통에서 찾았습니다.
그저 웃었지요. 건망증입니다. 흐흐

그래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옹색한 살림살이지만 곁에 가족이 있어서,
서투르지만 꼼지락거릴 수 있는 건강이 있어서,
그리고 자유와 양식이 있어서, 참! 맛좋게 먹는 입맛도 있어서,
이 저녁에는 비빔국수나 수제비가 어떨련지요.

호10:12) 너희가 자기를 위하여 의를 심고 긍휼을 거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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