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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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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13-04-16 15:16 조회 4,66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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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도사때 부터 간직해온 책들을 다 정리했습니다.
옛부목사님을 오시라해서 당신 필요한 책은 싣게했고 
내일 역시 옛전도사님을 오시라 했으니 따로 챙긴 책들을 드릴 참입니다.
책 좋아하시는 집사님은, 취향을 알기에 맞는 것들을 챙겨놨습니다. 
내 책은 몇권 남지 않았습니다.
그저 다시 보고픈 책 몇권 남겼을 뿐입니다.

그동안 책이 짐이였습니다.
적지않은 책이였기에 보관도 용이하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보지않는 책을 정리하세요." 하여도
오히려" 목사에겐 책이 생명이라오." 하며 귓등으로 흘렸습니다.

책마다 사연이 있고 추억이 가득있습니다.
전도사 시절 할부로 산 전집들과 전공과목 관련 책들,
소위 감동받은 책들,
은사로 부터 증정 받은 책들,
논문을 즐겨보았기에 신학논문집,
여러 교회의 역사책, 그리고 일반 책들
다 눈에 익고 손때가 묻은 나의 보물입니다.
그러나 오늘 헌책방 주인이 와서 팔만한 것을 골라 1키로  400원에,
나머지는 폐지수집상이 화물차를 갖고와서 역시 50원에 사갔습니다.
이때 덤으로 타지않던 자전거까지 실어보냈습니다.

마음으로는 리어커끌고 다니는 할아버지수집상에게 선심쓰고 싶었지만
벌려논 자리를 빨리 치워야겠기에 할아버지수집상만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묵은 책 팔아 받은 돈이 도합 47000원이었습니다.
춘천 막국수집에서 점심먹으니 5000원 남았습니다.

수집상들도, 부목사님도, 아마 구입 값으로 치면 수천만은 될거라 했습니다.
그럴겁니다. 그런데 새책 3권 값의 헐값이 된 것입니다.
값으로 논하면 허탈할 수 있지요.
추억과 역사상실로 쳐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그러나 나로써는 집착을 버린겁니다.
책을 사랑한다는 명분이었어도 집착은 집착이었습니다.
거반 다 읽고 다시 참고하지 않는, 수년씩 책장에 꽂혀있었던 책들입니다.
"선비는 한수레의 책을 읽어야 된다." 는 옛선현의 말에 의한 자긍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나 죽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고.
더 나아가 사랑하는 사람도 잃고, 팔다리를 잃고, 세상을 놔두고 떠나는 일이 다반사인데
이런 책쯤 무슨 대수인가? 하였던 겁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망설일 이유없어 결국 거사를 치룬겁니다.

누구는 "허전하지 않아요?'
누구는 " 마음이 아프지요?" 하지만
아닙니다. 오히려 시원하고 개운합니다.
이제 집착하고 있는 것이 또 무엇인가? 생각할 뿐입니다.
오늘 책들을 치운것 보단 마음의 집착, 어쩌면 탐심, 자기사랑을 비워낸 겁니다.
마치고, 시원스레 샤워까지 하니 마음의 봄도 맞이했습니다.

오늘 덕분에 오랫동안 연락처잃은 선배의 명함을 찾아내 통화도 했습니다.
행여 책속에 감추었던 비상금은 없겠지요.

시118:13) 네가 나를 밀쳐 넘어뜨리려 하였으나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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