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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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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09-07-26 10:32 조회 5,06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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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가는 날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중년의 나이에 내집은 커녕
전세도 아닌 월세로 이사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사가기 전부터 사연이 많았습니다
아내는 케케묵은 살림살이는 버리자했고
나는 갖고 가자고 했기 때문입니다

짐꾼이 식탁을 드니 밑창이 빠지고
청소기는 머리가 동강나고
설치한 세탁기는 물이 새
거실에 샌 물이 스며들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숱한 이사를 했습니다
본집에서 시작한 신접살림은
부목사로써 교회사택으로…
사임과 동시에 다시 본집으로 들어왔고
다시 방배동 지하방으로…
담임목사 취임과 함께 23층 아파트로…
그리고 그 아파트단지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교회가 이전하므로 교회따라 또 옮겼다가
그 교회 사임 4년만에 지금 이곳으로
이사 오게된 것입니다

전입신고하면서 초본을 떼보니
한장이 아니 두장씩이나 되어
지나온 흔적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전과기록마냥 담당공무원 보기도 창피했습니다
머리까지 벗겨진 중후한(?) 중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이 많은 이사를 아내 혼자했습니다
저는 심방간다며 아침에 나왔다가
저녁이면 몇동 몇호냐고 묻곤 했던 겁니다
이사를 거들라치면 내 은사는
몸쓰거나 힘쓰는 일이 아닌만큼
오히려 방해가 되기 쉽상이고 또 교회일이
많기도 한 탓입니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이사는 새집으로 갔습니다.
집주변에 아직 비닐하우스가 있는 지역입니다.
늘 바라던 볕이 좋고 전망도 좋습니다.
공기는 어떤지?
코가 트여진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는 뻐꾸기 노래 소리에
어릴 적 추억이 연상되기도 했었습니다.
3층이다 보니 옥상도 독차지하여
아들아이는 벌써 친구들을 불러
바비큐잔치를 했습니다.
오늘은 딸아이가 그럴 참입니다.

이사 온 이곳은 교회가 가깝습니다.
저녁에도 운동 삼아 걸어와 기도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걸어 왔습니다.
웬지 이사 온 이곳에선 좋은 일이 많이 있을듯 합니다.
아직 주변이 낯설기만 합니다.
아이들은 서울갔다 온다고 하여
차비가 5000원들고 30분 넘게 버스를 기다렸다고
푸념도 합니다.

그러나 행복한 징징거림임을 압니다.
가족이 함께 있으니 좋고
각자의 방이 있으니 좋은 겁니다.
그동안 아내는 이사 후 몸살을 했습니다.
그러한 아내를 위해 어제는 삼계탕을 사다 바쳤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오직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시더라
| 마 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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