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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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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10-04-24 17:41 조회 5,36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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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당사무실에 달랑, 혼자 있는 란이 꽃을 피웠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처럼 예쁜짓을 했으니 무심히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이 란의 이름은 아직도 잘 모릅니다.

이름표가, 여전히 화분에 꽂혀 있긴한데

란에 대해 무지해서 그런지 한문으로 갈려 논 글씨가

애매해서 그런지 란에 관심과 성의가 없어 그런지 여태껏 알려고 하질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벌써 5년을 맞이했습니다.

나야 솔직히 돈있으면 삼겹살 사다 먹기나 좋아할 뿐,

돈들여 이러한 란을 사서 감상하거나 장식하는 위인은 못됩니다.

그러니까 5년전,사택이사하니 당회원들이 심방오면서 들고 온 겁니다.

좋은거라면서,

하긴 턱 보아도 미친여자머리 휘감겨 엉킨듯한 그런 서양란과는 달랐습니다.

잎 가장자리에 참물방개 흰줄 같은, 흰줄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많이 부흥, 아니 번성해 주었습니다.

흔한 보약도 먹이지 않고, 잎 한번 닦아주니 못했는데도..

어쩌다 잎끝이 까맣게 타들어 가면,그제서야 물 고픈줄 알고

화장실 수돗가에서 물 주었을 뿐입니다.

지난 겨울, 얼마나 추웠습니까?

교회당사무실은,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겨울시베리아였습니다.

그래도 살았고, 어느 날 소리없이 무성한 잎사이로 꽃대하나 오르더니

화려하지 않은 작은꽃을, 하나 둘 세송이를 달았습니다.

어제는 향을 맡아보니, 그래도 꽃이라고..하하, 향이 있기에

부랴 부랴, 책장에서 뒹굴던 모과 두 개를 버렸습니다.

봄꽂이 얼마나 많습니까? 개나리,벚,진달래,목련 등

또 얼마나 화려합니까?

온 사람들이, 이 꽃들 때문에 나들이를 하지요

그럼에도 며칠 전 ,오는 것 같지 않게 빗방울 떨어지니

그 화려함은, 그만 몹쓸 초라함이 되었습니다만

여기있는 란꽃은 애당초 화려하지 않았으니 초라할 이유없고

주목받지 못했으니 눈밖에 날 일도 없습니다.

란꽃을 보니, 문득 예수님을 나타 낸 옛 이사야선지의 말씀이 상기되었습니다.

"고운 모양도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의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것이 없도다"

그렇습니다.

어떤 꽃은 큽니다.

어떤 꽃은 가시가 있습니다.

어떤 꽃은 향이 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있는 란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마, 선비들이 사랑했던 란이 이렇지 않았을까? 하며,

처음 사들고 온 당회원들의 뜻이, 이런 란처럼, 되길 바랐던가?

아님, 내가 란같아서 인가? 까지로 상상됩니다.

이름은 있어도 가리워지고 꽃은 피우되 소박하고

향이 있으나 은은하고 상황은 척박해도 번성하고

덥거나 추운 시련에도 잘 견디고 그러면서 벌 나비에는 둔감하고,등

이참에 꼽아보니, 란도 참 많습니다.

미란이,영란이,계란이,화란이,금란이,춘란이,활란이,

그럼에도, 이 란만큼은 못됩니다.

비록,아직까지 이름은 몰랐어도 제가 오래전에 선물받은 란이요,

그래서 어영부영 키우며 정든 란이요,

찬찬히 보면 볼수록 닮고 싶은 성품의 란이기 때문입니다.

경고: 탐난다고 하여, 나 없을때 심방와서 집어가지 마시오

시92:13) 여호와의 집에 심겼음이여 우리 하나님의 궁정에서 흥왕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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