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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과 간식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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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09-07-22 12:40 조회 5,16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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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과 간식


야식 좋아하세요, 간식은요?

저도 좋아합니다만 먹기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천성적으로 식성이 좋기에 입맛대로 먹다간 신종 돼지가 될성싶어 자제하고 삼가하고 있습니다.


불과 수십년전만 하더라도 배는 고팠고 입은 심심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꾹꾹 눌러 퍼 담은 보리밥이란 것이 먹고 돌아서면 배고프고,

입이 심심할 때 먹을 수 있는 것이란 고작 생 무우, 배추꼬랑지, 칡뿌리, 보리이삭, 수제비 반죽 찐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 시절에 찹쌀떡이나 메밀묵은 더 없이 훌륭한 야식이고 우러러보았던 진수성찬이었습니다.


오늘날 먹는 것이 넘쳐흘러 음식 쓰레기 줄이기 운동이 생겨나고 먹기 보담 안 먹는 것이 건강이나 맵시에 좋다고 다이어트다 뭐다 하지만, 그 시절엔 쌀도 귀하여 보리 혼식 분식을 장려하고 심지어 학교에서는 도시락 검사하여 보리 알이 몇 알 들어 있나 하며 세기도 하고, 매주 토요일은 밀가루 음식을 좋던 싫던 먹어야 했었습니다.


이 밥에 기름 발라 구운 김, 거기에다 쇠고기 무국, 또 달걀찜, 그때에는 전설 속의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현실 속의 음식입니다.


야식은 본래 깊은 밤에 먹어야 제격인데 흔히 라면을 먹다보면, 먹은 후 포만감이 있어 잠은 잘 들 수 있지만 그 다음날 속이 거북합니다.

이러니 먹기보다는 안 먹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귀찮지만 않으면 면발 가느다란 소면에다 신 김치 송송 썰어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진미입니다.

밖에 날씨라도 추우면 더 맛나지요.

먹고 떠는 맛 환상적이지요.


요즘아이들 간식으로 피자다 치킨이다 하지만 중년의 우리네에겐 습관 되지 않아서 먹을 줄 모릅니다.

그땐 냉수 한 사발 들이키면 간식이었거든요....

학교 운동장 저편에 있는 수도꼭지를 빨고 나서 핑퐁이라도 할라치면 배는 출렁 거렸습니다.

배가 아팠던 일, 물론 다반사 였구요....

이러니 격세지감을 느낄 수 밖에요.


쉰 세대, 신세대!!

그 신세대 속에서도 X세대, Y세대, N세대.....

10년 한번 변한다는 강산이 요즘은 일주일 멀다하고 아니 조석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일은 먹는 일입니다.

옛 어른들은 새 중에서 「먹새」가 가장 크다고 해서 먹여만 준다면 머슴살이도 하고 배불리 먹을 수만 있다면 홀아비에게 시집도 갔답니다.


지금도 이런 모습을 봅니다.

먹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 부정, 불의, 폭력, 매춘 등 거리낌없이 자행합니다.

옛날에 비해 이름만 바꾸었을 뿐, 산 목구멍에 거미줄 칠 수 없다고 죽기가 두려운 사람에게만 계속 계속 이루어지는 현실입니다.


야식과 간식,

한밤중에 나가도 야식 집은 즐비합니다.

문밖에 나가면 간식 꺼리,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이 시대 속에서도 지나간 19세기, 아니 30년전 생활을 하고 있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야식이라 하면 김씨네 큰놈 이름인줄 알고,

간식이라 하면 둘째 놈인가? 하여

야식이 뭔지, 간식이 뭔지 도통 모른 체 먼 나라 얘기인 냥 알고 있는 이들이 있단 말입니다.


하루 세끼는 고사하고, 하루 한끼라도, 더운밥은 그만두고 굶지나 않았으면 하는 바로 우리네 동포들입니다.


저 못나서 못 먹는 것 어쩌란 말이냐? 할 수도 있지만,

세상은 불평등하고, 불공평해서 배 터져 죽는 이가 있는가 하면 배 골아 죽는 이가 있습니다.

한쪽은 철철 넘쳐서 썩어 문드러지고,

한쪽은 한줌 밀가루나 단돈 100원이면 일주일을 사는데 그나마 없어 눈 주위에 파리 떼가 앉아도 쫓지 못하는 세상도 있습니다.


남는 식량, 먹지 않는 음식, 타박했던 야식, 간식을 모을 수 있다면....

그리고 전할 수 있다면....

배고파 죽은 이들의 넋을 달래고,

저 시신 때깔은 고울 것 같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하는 주님의 가르치신 기도는 나의 양식이 아닌 「우리」 양식을 구하라 하였기에,

배부른 자가 배고픈 자를 생각하라는 가르침인가 봅니다.


배불러 죽겠다면....

살쪄 죽겠다면....

입맛 없고, 밥맛없다면 수저를 내려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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