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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너, 괴로운 것은 나 (20) > 목사님칼럼

그리운 것은 너, 괴로운 것은 나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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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09-07-22 12:23 조회 5,08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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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너 괴로운 것은 나


서른을 넘긴 한 청년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고충을 듣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결혼을 해야 되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없다는 겁니다.

만약 이 사람하고 결혼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하고 산다해도 평생에 이 사람을 그리워하며

살 것 같기에 자신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고 울먹였습니다.


어느 부모님인들 자식 안되기를 바라겠습니까마는 과년한 청년이기에

부모님의 기대가 무엇인지 부모님의 사랑이 어떤지 잘 알기에 괴로웠던 겁니다.

사랑을 포기할 수도 없고, 정도 끊을 수 없어 차라리 상대방이 자신을 버려준다면

한결 좋을 것 같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가슴 저미는 사랑얘기입니까?

남들은 사랑 찾지 못하여 이 가을이 시리다고 하건만,

이 청년은 이 사랑 찾고도 성취 못하여 이 가을이 시리다 못해 아리기까지 하는 겁니다.


그 청년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하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모한테 내가 원망을 들을지언정 주례 해줄테니 결혼하라, 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부모의 축복을 받으면서 결혼하고 싶기에

무리하게 하지 않고 부모의 허락을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 기다림은 투쟁의 세월이요, 인고의 세월일지라도.... 말입니다.


그후 그 청년의 말이 자주 생각났습니다.

「그 사람하고 결혼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하고 산다해도 그리워 할 것 같다....」는

그 말을 나 나름대로 옮겨 보면 '그리운 것은 너, 괴로운 것은 나' 입니다.


왜 청년의 때를 지나온 부모들은,

청년들에게 지금에 없는 여러 가지를 바랄까요?

청년의 때는 모름지기 소유의 때가, 아니라 열정의 때인 만큼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무엇을 가졌나 보담, 어떠한 사랑을 하는가를 보아 부모가 도와줄 것은 도와주고

나눠줄 수 있는 것은 나눠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청년의 때에 「그리운 것은 너, 괴로운 것은 나」라는 독백을 하도록 하는 것은

어른들의 횡포인 것 같습니다.


두 종류의 부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건을 맞추어 사는 사람,

처음부터 무슨 사랑이 있었겠습니까?

살다보면 사랑도 생기겠지 싶어 보이는 것만 맞추고 살아가는 부부일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아이도 생기고, 미운 정, 고운 정도 들겠지만, 글쎄요? 사랑도 정처럼 생겨질려는지요.


어떤 분은 부부란 묘하다고 했습니다.

가까워도 먼 것 같고 잘 아는 것 같아도 그 마음속에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기에

잘 모르는 관계라고 했습니다.

이게 다 정 때문에 할 수 없어 사는 사람을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닐런지요

살 맞대고 산다지만 그 마음속에 헤어진 사람을 그리워한다면 그 어찌 행복하다고 하겠습니까?

그러나 실상은 이런 류가 많아서 세상은 온통 그리움의 세상, 한의 세상, 사랑 찾아 세상으로

만들어지는가 봅니다.


다른 한 부류는 사랑하기에 사는 부류입니다.

가난해도 사랑을 먹자,

사랑만 있다면 무엇이든 감수하겠다 싶어 아무 것도 없는 체 신접살이도 시작하지만

삶이 그토록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전세로 시작하는 이와

월세로 시작하는 이가 다르고

대학을 나온 이와

그렇지 못한 이가 다르고

자식이 2명인 것과 1명인 것이 다르며

남편만 벌고, 부부가 함께 버는 것이 현저한 차이가 있는 세상이고 보니

삶에 지쳐서 곱던 사랑도 어느덧 시큰둥해집니다.


그러기에 산전수전 겪어본 부모 등의 삶의 지혜를 발휘하여 자식들에게 좀더 낫게

좀더 좋게 해주고자 정도 좋고 사랑도 좋은 식의 절충안을 제안하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를」 고르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나 내 인생은 내가 사는 삶입니다.

언제나 삶은 선택 중에 이루어지고 그 선택은 내가 해야 합니다.

보이는 조건을 선택하여 「그리운 것은 너, 괴로운 것은 나」하며 살 것인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과 가난하여도 맛나게 살 것인가?

그러다 보니 청년의 때는 고뇌하는 때가 되고 맙니다.

인생은 짧고, 인생은 늙습니다.

인생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저보고 선택하라면

사랑을 위하여....를 선택하겠습니다.


없는 세상, 정 때문에 살면서 '그리운 것은 너, 괴로운 것은 나' 하면서 자신도 속이고

상대방을 속이며 살기보다는, 차라리 사랑의 연가를 부르면서

사랑하는 이 손잡고 미래를 개척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위대한 사랑의 힘을 빌어 인생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아름다운 부부,

흔치 않습니다.

늙어도 변하지 않는 부부

사랑으로 하나된 부부입니다.


그리운 것은 너, 괴로운 것은 너,

몹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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