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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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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10-01-02 22:50 조회 5,23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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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중에 군자란이 있습니다.

피우는 꽃은, 마치 봉황의 머리같아

관 쓴 것 같기도 하고

벼슬을 얹은것 같기도 하여

멋지기가 그지없습니다.

이런 란이 봉황란이 아닌

왜 군자란이라 하는지 모르나

아마도 군자의 심성을 닮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군자란을, 3층 계단에 있던것을

지금 볕 잘드는 거실로 옮겨놨습니다.

참으로 미안한 마음을 가지면서,

여기에 사연이 있습니다.

지금의 이곳으로 이사오면서

옥상에 갖다 놨드랬습니다.

새집 분위기에 맞지않아

거실로 들이지 않았던 겁니다.

마치 오리 주둥이같은 넓은 란잎이

몇개 남지않아 볼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그냥 버리자니 잔인할성 싶고

들이자니 초라했던 겁니다.

이처럼 대접받지 못했던 그 란이

장마가 끝나고 어느 날 올라가 보니

어랍쇼? 이러했던 우리를 비웃는냥

란잎을 피워 늘려놨습니다.

그동안의 폭우와 땡볕에서도 산 것입니다.

그후 시간이 흐를수록 방치해 두었지만

모진게 생명인지,

죽지않고 계속 살아있기에

겨울이 올 때쯤 춥고 볕 않드는

복도의 파 화분 곁에 두다가

지금까지의 추위를 견딘것이 살 팔자다 싶어

이제서야 따뜻한 거실로 옮긴겁니다.

동물이든 화초든, 유독 손길이 가야만 사는

존재가 있습니다.

반면 잡초처럼 모질게 잘 사는 존재도 있습니다.

아마도 군자란은 후자였나 봅니다.

이 생명력이 군자의 성품같고,그러면서 인고초같고

어쩌면 나 살아온 모양 같아

측은하기도 하고, 비로써 사랑이 갑니다.

이러다가 내년 봄에

기대하지 않았던 꽃마져 활짝 피워 논다면

식물이라 할지라도 황송할 것같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꼭 그럴것만 같기에

벌써 그동안 무심하고 구박한것이

못된짓 한것같아 후회됩니다.

어쩌면 되나요?

이제라도 물 잘 주고

란의 집이라 할 수있는 화분을 깨끗이 닦아주면 될려나요?

차라리 란에게 입이 있어 항의라도 해대고

말이 있어 주문이라도 하면 시원하겠습니다. 그려

변명이라도 좀 하게,

어째거나 군자란은 새해들어 은혜입고 영전했다오

시36:9) 대저 생명의 원천이 주께 있사오니 주의 광명중에

우리가 광명을 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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