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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점 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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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용범 작성일 08-09-26 12:28 조회 5,029회 댓글 0건

본문

어느 TV프로에서 중증의 아내를

정성어린 손길로 일으켜 세우는

남편의 얘기가 소개되었습니다

겨우겨우 글을 쓰게 된 아내는

공책에다"사랑"이란 글을 썼습니다

남편을 얼마나 사랑하냐는 질문엔

손으로 동그라미를 휘저어 보였습니다

"많이"라는 뜻이랍니다

이제는 "몇점짜리 남편이냐고" 물으니

"100점"이랍니다

아닌게 아니라 내가 보아도

족히 100점은 되었습니다

올해70살의 남편은

아내의 대소변을 받아 내었고

잠자리를 봐 주며

운동을 같이 하며

아내가 좋아 하는 새 노래를

새벽까지 익히는 등

이런 헌신으로 병든 아내를 마치 기적으로 치료된냥

만들어 놓은 겁니다

난 곁에서 함께 방송보던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난 몇점짜리 남편이냐고.."

아내는 솔직히 말해도 되냐고 하면서

망설임없이 38점 이랍니다

내심 50점은 넘었리라 하면서 살았고

어쩌면 그보단 후한 점수를 땄을 거라고

기대했던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20년을 함께 살아 온 내 아내의 남편인 나는

어째꺼나 100점 만점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남편인 겁니다

왜?38점이냐고 재차 물어 보았지만

돌아 온 대답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부족하기 때문"이랍니다

잠시 후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 봅니다

무엇이 부족했을까?

돈을 못 벌어다 줘서 그럴까?

맏사위로써 처가에 신경을 못 가져 그런가?

다리가 짧아서 그런가?

글을 멈추고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이유가 구체적이었습니다

누가 목사 부인 아니랄까봐 사뭇 논리적이었습니다

첫째 그동안 아내가 몇번 입원치료 받은적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내가 한번도 병실을 지키지 않고

늙으신 장모님이나 어린 딸에게 맡겼답니다

참 많이 서운 했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 만약 죽을 병 걸리면

혼자 기도원에 가 있겠답니다

둘째 내 주장이 너무 쎄답니다

평소 아내답지 않게 힘든얘기를 너무 쉽게 잘 했습니다

마치 성령받아 기도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한 10점을 더 올려 줄 껄 그랬나 보다..."했습니다

이 말도 농담이 아닌 진실인 듯 했습니다

아내의 남편인 나는 사실은 38점이고

어쩌면 48점도 될 수 있는 남편인 셈입니다

아내에게 참 미안해 졌습니다

내가 한심해졌습니다

난 좋은아내 만나 서운한 것 없는데

아내는 이런 한심이를 만나 고생은 옵션이고

서운까지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함께 살면서 늘 말이 달랐나 봅니다

나는" 좋은아내 만난 덕에 호강 한다"했고

아내는 "용범이 만나 늘 고생한다"했습니다

아내는 재판장처럼 마지막으로

내게 물었습니다"반성했어요?"

난 죄인 처럼 속으로 대답했습니다

"네 사모님! 손까지 들고 있는 걸요"

그럼에도 속으론 변명의 여지는 있었습니다

첫째의 변명은 이렇고

둘째은 변명는 저렇다

그런들 뭐가 달라 지겠습니까?

앞으로 아내에게 잘 하는 길만이 참회의 길이고

늙어도 살 수 있는 길이지요(아멘)

깊어가는 이 가을에 아내와 나는 이렇게 영글어가고 있습니다

잠31:30)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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