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12]미술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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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남태령 넘어 과천의 미술관을 찾았다.
경마장도 아닌
놀이동산도 아닌
미술관을 찾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도시에서 얻지 못하는
전원의 사색을 누릴 수 있기에…….
미술에 대한 조예야
뭐 있으리요마는,
미술관을 오르는 길하며
아직은 볼 수 없었지만,
붉고 노란 단풍은 가히 환상적이다.
그러면서 몇 푼의 작은 돈에 전시된 큰 작품들을
때로는 먼발치에서
때로는 손가락으로 더듬기도 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이번에는
호수의 비단잉어가 떼 지어 노니는 것을 보고,
가을볕이 익어 감을 느꼈고,
잘 다듬어진 돌 벤치에 앉아서
이렇듯 뒤틀리고 저렇게 뒤틀린
소나무에서 여러 사람의 사는 모습을 연상했다.
눈여겨보면 전시장 밖에도
볼거리는 있었다.
줄 드리워 출입을 금지한 잔디밭이나
산에 들어 갈 수 없어요 한 문구에서도
인생사의 고달픔과 세상사의 모순을 볼 수 있었다.
더 눈 크게 뜨고 보니
모든 것이 창작품이요 예술품이었다.
비단 숲 아래 붉게 녹슨 철 조형물과 고인돌 같은 석조물은
현란스러웠던 TV 영상물과 같이
유명작가의 예술 혼이 담겨있는 작품이라 하더라도
그 아래
오르는 길섶의 주차금지 판도 작품이고
미술관안에 있으니 전시품이고,
그것보고 나 역시 이런 생각 가졌으니 감상한 것이다.
미술품을 보러 갔으니
뭐든 미술품으로 보였던 것이다.
중앙 홀을 지나 3층 4층의 구석까지 돌았다.
미술관 어디를 보아도
생명은 없었다
호흡도 없었다
온기도 없었다
더 머물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서서히 나온 미술관 밖이야 말로
진정한 걸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하늘, 새, 숲
거기에는 심장소리가 있었다.
거기에는 참 조화가 있었다.
거기에는 나도 너도 우리 모두가 걸작품으로 머무르고 있었다.
우리네 생애의 폐관 시간까지
세상이란 미술관에서…….
롬 1:20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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