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7]목사와 봉투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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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도 봉투를 줍니다.
언제나 줄 수 있도록
낡아지는 가방 속에는
성경 외에 돋보기와 교회 봉투가 상비되어 있습니다.
그 중 봉투는
축의금이나 부조금을 드릴 때 요긴 합니다.
교회 이름으로 드릴 때에는
별다른 수작업이 필요 없습니다만,
개인 이름으로 드릴 때에는
교회 이름 아래 제 이름을 적곤 합니다.
어째꺼나 봉투 앞면의 여백은
훌륭한 인사마당입니다.
축하용이면 축하의 글을
위로용이면 소망의 글을
성구와 함께 채워 넣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속지가 있는 봉투를
인쇄하라고 직원에게 주문했습니다.
명색이 금일봉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사신격인 봉투가 홑 봉투라면
성의가 부족할 성 싶었기 때문입니다.
말이 났으니 말인데,
언젠가는 하나님께 예물 드리는
헌금봉투도 속지가 있으면 더욱 좋겠다하는
생각을 가져 보았습니다.
드려지는 예물
백지에 고이 싸서 드린다면
그리고 그 백지에 찬양 시나
감사 글을 적어 함께 드린다면
한결 믿음과 정성이 고백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면
속지 있는 봉투가 홑 봉투보다는
다소 나을 성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헌금봉투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사람을 위한 속지 봉투를 먼저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으니
문득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보이는 사람들을 더욱 의식하는 것 아닌가? 하여
평소의 속내가 들킨 것 같아 송구합니다.
달라지는 세상 속에서
예는 생략되고 본질만 중시하는 모습을 봅니다.
봉투의 모양이나 글보다는
그 속에 얼마가 들어 있느냐? 로
믿음과 성의를 판가름 하는 세태를 살고 있습니다.
휴대폰과 이메일이 대중화 되었지만,
손수 써서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는 그 향수의 예를 다시 찾고 싶은 것입니다.
봉투도 그래서
속지 있는 봉투를 선호했나 봅니다.
잠 23:10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며
외로운 자식의 밭을 침범하지 말찌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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